우리 개가 귀를 납작하게 만드는 이유: 그 조용한 귀 안에 숨겨진 감정의 언어
하루는 퇴근 후 현관문을 열었는데, 반겨줄 줄 알았던 우리 개가 거실 구석에서 납작 엎드린 채 귀를 머리에 바짝 붙이고 날 올려다보는 거예요.
“왜 이러지…?”
순간 당황했지만,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침에 급하게 나가느라 밥을 제때 안 줬더라고요.
그날 이후, 저는 강아지가 귀를 납작하게 접을 때마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보내는 감정의 신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. 귀는 그저 듣는 기관이 아니라, 불안, 복종, 공포, 혹은 기쁨까지 온몸으로 말하는 도구였던 거죠.
1. 불안과 공포 : “지금 상황, 솔직히 무서워요.”
강아지가 귀를 머리에 바짝 붙일 때 가장 흔한 이유는 불안감 또는 두려움입니다. 그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, 위협을 최소화하려고 귀를 눌러 자신을 작게 만들고자 하는 본능적인 행동을 보입니다.
📌 주로 이런 상황에서 나타납니다.
병원 진료실에서 대기할 때
낯선 사람이 갑자기 다가왔을 때
폭죽 소리나 천둥 같은 큰 소리가 들릴 때
보호자의 말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을 때
이때 함께 나타나는 행동으로는
✔ 몸을 웅크리거나 숨기기
✔ 눈을 피하거나 하얗게 드러나 보이기
✔ 침을 과도하게 삼키기
✔ 꼬리를 말고 있거나 안 흔들기
🦴 실행 팁:
이 상황에서는 억지로 끌어안거나 부추기기보단,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조용한 말투로 안심시켜 주세요.
무조건적인 애정보다 ‘거리 유지’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.
2. 복종과 항복의 표현 : “미안해요. 제 잘못이에요.”
혼낸 직후 개가 귀를 바짝 접고 배를 보이며 눈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본 적 있나요?
이건 흔히 복종 행동으로 해석되며, “나는 공격 의도가 없어요. 나를 해치지 마세요.”라는 의미예요.
개는 사회적 동물이라 위계질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.
귀를 접는 행동은 상위 개체(보호자)에 대한 항복 시그널일 수 있죠.
✔ 입 주변을 핥거나 하품하는 경우
✔ 몸을 바짝 낮추고 움직임이 줄어드는 경우
✔ 꼬리가 다리 사이로 들어가 있을 경우
모두 복종의 연장선 행동입니다.
❗ 주의할 점:
이걸 훈육에 성공한 신호라고 오해하면 안 됩니다.
공포에 의해 ‘멈춘 행동’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.
지속되면 신뢰가 약해지고, 공격적 반응으로 전환될 수 있어요.
3. 위협 속 자기방어 상태 : “난 지금 위협받고 있어요.”
때로는 귀를 납작하게 접는 행동이 공포에서 복종으로 가는 중간 단계일 수도 있어요.
특히 새로운 개나 사람과의 첫 만남에서 귀를 접는다면 그건 아직 ‘상황 파악 중’이라는 뜻입니다.
이 상태는 도망치지도 않고, 공격하지도 않고, 대신 ‘방어 태세’를 취하는 거죠.
✔ 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도 귀는 접혀 있음
✔ 근육이 긴장돼 있고 움직임 없음
✔ 입술이 살짝 들리거나 침이 흐름
🦴 이럴 땐?
먼저 시선을 피하고 몸을 낮춰 개가 “당신이 안전한 존재”라는 걸 인식하게 해주세요.
그다음엔 천천히 다가가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게 좋습니다.
4. 기쁨과 흥분일 수도 있다? : “너무 좋아서 귀까지 눌렸어!”
귀를 납작하게 접는 행동이 항상 부정적인 건 아닙니다.
우리 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, 산책 가기 직전, 간식 소리 들었을 때—
그 흥분된 감정이 귀를 접게 만들기도 합니다.
이 경우엔 다음과 같은 행동이 동반됩니다:
✔ 꼬리를 흔들거나 뛰어오름
✔ 혀를 내밀고 눈이 밝게 열림
✔ 귀는 뒤로 젖혀지지만 표정은 환함
이 땐 오히려 귀가 뒤로 접혀 있는 것 자체가 “당신이 너무 좋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!”라는 말이죠.
5. 질병이나 통증의 신호일 수 있다 : “귀가 너무 불편해요…”
귀를 한쪽 방향으로만 접거나, 자꾸 긁고,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건 감정 문제가 아닌 건강 문제일 수 있습니다.
📌 의심되는 질환:
외이염, 중이염
진드기 감염
피부 알레르기
이물질 삽입
✔ 귀에서 냄새가 나거나 분비물이 있다면?
✔ 만지면 아파하고 짖거나 도망가려 한다면?
👉 즉시 동물병원 진료를 받아야 해요.
🩺 TIP: 주 1회 귀 점검 습관을 만들어 주세요.
눈으로 보기 + 냄새 맡기 + 부드럽게 만져보기 3단계 점검법이 좋습니다.
귀는 감정의 리모컨, 관찰이 먼저다
우리 개가 귀를 납작하게 접는 건 분명한 감정의 신호입니다.
그걸 ‘훈육 실패’, ‘기분 나쁨’으로만 단정 짓기보다는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, 그 전에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게 먼저예요.
그 아이는 말 대신 귀로 말하니까요.
그리고 우리가 그 언어를 읽어줄 수 있다면 비로소 진짜로 통하는 반려가 시작되는 겁니다.
💡 요약 포인트
귀를 납작하게 접는 이유는 불안, 복종, 위협, 흥분, 건강 이상 등 다양함.
표정과 몸짓 언어 전체를 함께 해석해야 정확한 의미 파악 가능
반복되거나 비정상 행동이 동반되면 의학적 진단도 필요
귀는 반려견의 감정 상태를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신호 시스템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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